[중소형證 살아남기] 한화투자증권, 디지털 자산 특화 ‘글로벌리’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 사이에서 벌어지는 간격이 커지고 있다. 대형사들은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만 중소형 증권사들엔 상당수가 그림의 떡이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각 강점을 살리거나 특화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시장에서 각개전투하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어떤 생존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를 톺아본다.





[그래픽=황민우 기자]
[그래픽=황민우 기자]




한화투자증권이 장병호 대표를 수장으로 맞이하면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업계에서 디지털 자산을 전문으로 하는 증권사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핵심은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인데 해외 무대를 지렛대로 삼는다. 이를 위해 전통 자산과 디지털 자산을 아우르는 플랫폼 개발이 목표다.



한화증권이 해외에서 디지털 자산 선도 기반을 마련하면 궁극적으로 국내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해외 현지 법인과 디지털 자산이 보여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배경이다.





디지털 전환 본격 추진





장 대표가 지난 9월 한화증권 사령탑을 맡게 된 후부터 한화증권엔 ‘디지털 전환’ 바람이 크게 불고 있다. 한화증권은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진 후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한화증권은 인공지능(AI) 개발자와 블록체인 엔지니어 그리고 데이터 분석가 등 디지털 인력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를 지키면서도 디지털 전환을 뒷받침할 신규 사업 및 정보기술(IT) 인력이 내부적으로 융화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장 대표가 취임한 직후인 지난 10월 한화증권은 디지털 중심 조직으로 체질을 바꾸기 위한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 토큰증권(STO) 및 온체인 등 신규 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조직을 재정비했다. 이에 기존 ‘디지털혁신실’은 ‘디지털혁신부문’으로 승격됐다. 새롭게 신설된 ‘미래전략실’은 STO, 온체인, 글로벌 확장, 신사업 발굴을 담당하게 됐다.





디지털 강화 위한 MOU






한화투자증권. [그래픽=황민우 기자]
한화투자증권. [그래픽=황민우 기자]




한화증권은 주식 및 채권뿐 아니라 가상자산 및 STO 등을 모두 관리할 수 있는 통합 투자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을 디지털 자산 사업이 진화하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게 한화증권의 전략이다.



플랫폼 개발의 한 축으로 한화증권은 ‘디지털 자산 전문 증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이정표로 불릴 수 있는 업무협약(MOU)을 최근 체결했다. 한화증권은 아부다비 파이낸스 위크(ADFW)에서 미국 크리서스와 디지털 자산 인프라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크리서스는 본사를 미국에 두고 있으며 캔톤 네트워크(Canton Network)를 기반으로 한 토큰화 인프라와 멀티체인(Multi-Chain) 지갑 플랫폼 기술을 주력으로 한다. 해당 기술을 활용해 크리서스는 기업 고객이 자체 브랜드로 활용할 수 있는 B2B(기업 간 거래)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디지털 지갑 서비스를 제공한다. 캔톤 네트워크는 금융기관에 특화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말하며 멀티체인은 다중 블록체인을 통합으로 관리하는 기술이다.



MOU를 통해 한화증권은 디지털 지갑 플랫 기술과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또한 웹3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지갑 및 토큰화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장 대표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 입지 다질 것”





디지털 자산 관리와 거래 등 모든 과정을 포괄하는 종합 투자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장 대표가 추진한 첫 MOU가 미국 기업과 체결된 점은 의미가 있다. 한화증권이 만들고 있는 디지털 금융 생태계가 글로벌로 확장하는 데 기여하는 첫 단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한화증권이 글로벌 시장에서 닦아놓았던 기반도 디지털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다. 장 대표가 취임하기 전 한화증권이 인수했던 해외 현지 법인들도 디지털 전환에 발을 맞추고 있다. 이는 향후 국내 경쟁력을 역으로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받는다.



인도네시아 칩타다나증권과 베트남 파인트리증권은 디지털 리테일 플랫폼을 통해 현지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 칩타다나증권은 지난 5월 출시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디지털 리테일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장 대표는 “디지털 자산 시장의 변화는 시작됐다”며 “한화증권은 디지털 자산을 포함한 다양한 자산군을 하나의 통합된 플랫폼에서 제공함으로써 고객에게 혁신적인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증권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디지털 플랫폼 개발, 글로벌 확장, 그리고 STO 사업의 고도화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한화증권은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져가며 향후 새로운 수익원 창출과 글로벌 확장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